보편적 애드테크(2) : 전세계가 하나의 쿠키를 쓴다면

2021. 8. 5. 02:01Marketing/Digital Marketing

본문 세 줄 요약

- 구글의 쿠키 지원 중단 발표, 글로벌 회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었을까?

- 전 세계가 하나의 값으로만 광고를 추적한다면? We are the world?

- 정보의 보호와 균형의 시대를 앞둔 디지털 마케팅 담당자가 고려해야 할 것.


미국 대통령이 명상 중 깨달음을 얻어 21세기의 어떤 날에 선언한다.

 

"이제부터 미국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통합 여권 번호를 무료로 발급합니다. 이 여권번호는 미국이 신뢰도를 보장하되, 프라이버시는 완벽하게 보호하비다. 저는 이를 'Unified ID'라 부르겠습니다! 이 ID 하나면, 매번 출입국심사를 위해 수십 분 기다릴 필요가 없고 어디로 여행을 다녀오든 손쉽게 추적이 가능합니다. 전 세계가 같은 번호를 사용하니 국가의 사회적 비용은 줄고 여행객은 더 쾌적한 공항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권 파워가 낮은 중소국은 참여해서 신뢰도를 높이고 더 많은 관광객을 내보내고 유치하세요!"

 

디지털 광고 공간에서 이것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범국가적 이니셔티브를 주도하는 것은 기업가치 16조로 세계에서 가장 큰 DSP인 The Trade Desk(이하 TTD)이다. (서울로 돌아와 커리어 초기에 인턴으로 3개월간 근무했던 곳이기도 하다) 다만 이 글은 내 전 직장에 대한 편향이 아닌 디지털 광고 시장의 빅플레이어가 움직이는 방향을 관찰함으로써, 구글을 포함한 전 세계 디지털 광고의 향방을 예상하고자 함이다. (주가의 향방까지 알면 참 좋겠다)

 

상장 후 TTD 주가는 최근 5년 내 11배 올라 구글, 페이스북을 제외한 글로벌 Top DSP가 됐다

 

첫번째 글 '보편적인 애드테크 : 쿠키, 그거 먹는겁니까'에서는 구글의 발표로 2년 내 사라질 서드파티 쿠키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했다. 쿠키는 반올림하여 30년 가까이 된 구시대의 기술이고, 어느 날 인터넷이 폭발(?)해 인터넷을 새로 만들어야 한대도 21세기 엔지니어는 쿠키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사용자에게 쿠키는 사생활을 침범하는 것 같아 불쾌하지만, 쓸만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왠지 나쁘게 이해되는 존재였다. 그마저도 PC 기반의 인터넷이 활발하던 20세기의 얘기다. 디지털 사용자는 모바일 웹, 모바일 앱, IoT 기기, 스마트 TV, 셋톱박스, 스마트 스피커까지 하루에 사용하는 디바이스의 수는 무한대에 가까워진 데 비해 웹브라우저를 제외한 그 어떤 것도 사용자 추적을 위해 쿠키를 사용 않는다. 인터넷 공룡 구글이 쏘아 올린 공으로 인해 쿠키는 사라져야만 하는 기술일까?

나는 웹쿠키 안먹는데(Feat. 스마트폰, IoT 디바이스, 스마트TV)

확실히 하자. 관련성 높은 광고는 사라지지 않는다(구글도 쿠키 빠염! 발표에서 이를 분명히 했다). 분명 쿠키는 낡은 기술이다. TTD는 수 년 전부터 이미 쿠키를 사용하지 않는 광고 기술을 도입했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대부분의 광고 노출(Impression, 임프레션)이 쿠키 없이 송출된다고 한다. 시도 때도 없이 스크린을 덮는 광고가 참 밉겠지만, 인터넷을 지탱하는 자금은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형 서비스를 제외한다면? 아니, 심지어 구독 서비스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도 광고를 한다) 광고주에게서 온다. 구글의 발표는 다른 광고 사업자를 말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소비자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지속적인 변화를 요구해왔고, 정부 입법자들은 관련성 있는 광고와 적절한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인터넷 기업에 요청한다. TTD는 구글과 협업하며 쿠키의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 정보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철저히 배제하면서 광고 송출의 관련성은 정밀하게 고도화해왔다. 구글이 준 2년은 인터넷의 가치 사슬을 지키면서 지금까지 서드파티 쿠키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디지털 광고 이해관계자를 위한 충분한 유예 기간인 셈이다. 광고주와 소비자는 여전히 관련성 높은 서비스를 받을 것이고, 광고 시청과 개인정보 공개의 자유는 여전히 소비자가 주도권을 쥘 것이다.

 

서론에 언급했던 미국의 Unified ID는 실제로 TTD가 주도하는 디지털 광고의 보편적인 광고 추적 언어 계획이다. 예문을 디지털 광고에 비유하자면 아래와 같다(쉬운 예를 만들어보려 애썼으니 이해해주시라).

 

- 미국 = The Trade Desk

- 통합 여권번호 = 글로벌 쿠키, 즉 TTD의 Unified ID

- 출입국 심사 = 광고 추적(또는 트래킹) 및 ID 매칭(이 사람이 어느 웹사이트에 머물던 사람인지 파악하고, 매칭하는 것)

- 중소국 = 자사의 여권번호(쿠키)가 많이 뿌려지지 않은 소규모 DSP

- 사회적 비용 = 사용자를 가려내기 위해 ID 매칭에 사용되는 서버비용(출입국 관리사무소의 노동력), 광고 노출 유저(관광객)를 유치할 수 있었으나 신원이 불확실해 거절함으로써 잃은 웹사이트(퍼블리셔)의 광고 수익이자 기회비용

- 신뢰도 = ID 매칭률(이 사람이 어떤 웹사이트를 여행했던 사람인지 알아내 매칭할 확률)

- 관광객 = 신원이 확인되어 새로운 웹사이트에서 소비(광고 노출)할 확률이 높은 사용자

 

Unified ID는 왜 필요할까?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처음 방문하면, 수많은 애드테크 플랫폼이 사용자의 정체를 파악하려 애쓴다. 구체적으로는 각자가 보유한 매칭 기술을 활용해 이 사람이 과거 어떤 웹사이트에 등장한 적 있는지, 또는 확률적으로 비슷한 사람 같은데 얼마나 비슷한 사람일지, 따라서 광고주 A의 광고는 보여줄 지 말지, 심지어 광고는 얼마에 팔아야 할지-등 우리가 웹사이트를 클릭하고 광고가 보이기 까지 0.1초라는 찰나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난다. 이를 실시간 입찰(RTB, Real TIme Bidding)이라고 한다. 더 큰 범주에서는 프로그래머틱 광고(Programmatic Ads)라고 한다. 이 시장에 표준화된 사용자 식별 도구는 없다. 모든 광고 사업자가 각자 정의한 ID(쿠키)를 가지고 있기에 사용자가 웹사이트에 들어가 콘텐츠를 채 보기 전에 수많은 광고 플랫폼이 이러한 작업을 수행한다. 야단법석 통에 웹사이트는 느려지고, 수많은 회사의 서버 비용이 발생함과 동시에 파편화된 데이터로 사용자의 행태를 식별하는 매칭률은 현저히 떨어진다(보편적으로 웹페이지를 구성하는 HTML 문서의 <Head>에 데이터를 읽는 코드가 삽입된다).

 

내가 자주 방문하는 커머스 웹사이트에는 도합 28개의 트래커가 들어가있다. 이 모든 플랫폼이 우리의 행동을 추적한다.

 

쿠키 매칭의 사례. 파편화된 추적방식 때문에 여러 파트너를 거치며 광고는 정작 원하는 타겟의 반도 도달하지 못한다.

 

TTD는 이런 관점에서 'Unified ID'를 제안했다. 세계 공통 광고 규약인 Open RTB를 따르면, 애드 테크의 이해관계자인 DSP(Demand Side Platform), SSP(Supply-side platform), DMP(Data Management Platform) 그리고 데이터 제공자 모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TTD의 ID(TTID라고도 한다)를 무료로 제공한다. 좋은 기술만 보유한다면 광고 생태계의 투명성을 유지하면서 규모의 확장이 가능한 보편적인 ID를 모두가 향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세계 많은 플레이어가 참여할수록 Unified ID로 전세계 사용자의 행태를 더 원활하게 추적, 매칭이 가능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웹을 벗어나 다양한 디바이스와 콘텐츠 제공자에게까지 100%에 가까운 디지털 족적(footprint) 추적이 가능해질 것이다.

 

Unified ID Solution

 

Unified ID는 모두에게 편익을 준다.

- 소비자는 웹페이지 로딩속도 개선뿐 아니라 더욱 관련성 높은 광고를 본다.

- 광고주는 가치 있는 사용자에게 도달할 수 있고, 포괄적으로 소비자 여정을 관찰할 수 있다.

- 퍼블리셔(매체)는 풍부한 정보를 가진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해 더 높은 광고 수익을 올린다. 즉, 사용자의 데이터가 풍부할수록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이 사람은 당신에게 딱 맞는 사람이야!)

- SSP는 네트워크 간 연동과 데이터를 저장하는 리소스를 절약한다.

- DSP는 풍부한 정보에 기반해 더 많은 광고 입찰에 참여하고, 광고주의 캠페인 목표 도달이 수월해진다.

- 데이터 제공자는 수요와 공급자 간 니즈를 충족하고, 데이터 판매를 통한 수익도 증가한다.

 

프로젝트에 참여중인 파트너. 글로벌 대형 파트너 및 한국 기업도 몇 보인다.

 

물론 글로발 사기업의 제안에 어느 정도의 파트너가 참여할지, 그리고 보편적 편익을 위해 제공하겠다는 이 움직임이 변하지 않을지 잘 살펴야 한다. 개인적으로 EU 주도의 정보보호법안인 GDPR을 비롯해 IT 공룡인 구글의 쿠키 제한, 애플의 ITP(Intelligent Tracking Protection)까지 개인의 정보를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권리는 정치와 산업계를 막론한 기대치이므로,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결국 TTD는 (적어도) 웹 광고에서 강력한 거버넌스를 행사할 것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마케팅을 하거나 나의 사업을 디지털 광고를 통해 성장시키려는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1. 무분별하게 사용자 데이터를 취득하던 회색 영역에 있는 광고 파트너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 그들이 삽입한 코드는 어떤 데이터를 가져가고 있을까?

2. 광고 파트너가 EU의 GDPR과 NAI(National Advertising Initiaitve) 또는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준수하는가?

3. 광고를 종료한 매체에게 보내던 정보를 차단한다.

- 웹사이트 내 픽셀을 제거하지 않으면 사용자 경험을 저해한다.

 

그렇다면 어떤 광고 파트너를 선택해야 할까? 광고 정보 취득 범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광고 송출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파트너와 협업해야 한다.

1. 쿠키를 넘어 쿠키리스(Cookieless) 또는 개인정보보호가 가능한 지속가능한 기술을 사용하는 파트너를 선택한다.

2. 서드파티가 아닌 광고주 또는 자사가 보유한 풍부한 1st party data 기반으로 잠재 유저를 발견할 수 있는 머신러닝, 딥러닝 기반의 파트너를 택해야 한다.

 

남은 이야기: Unified ID를 활용한 Open Web을 사용하는 기술적 방법

- adsrvr.org 라는 광고 송출 도메인(Ad-server)을 통해 Unified ID를 발급받아 광고를 내보낸다.

- adsrvr.org 는 TTD가 8년간 보유한 도메인으로, 구글의 Ad Exchange가 승인한 4th-party domain이다. 현재는 이곳에서 Unified ID=TDID(Trade Desk ID)를 최상위 쿠키로 설정하여 파트너가 보낸 여러 메타데이터와 결합한다.

- 이 Ad-server를 사용하면 자사 고유의 ID와 동시에 TDID를 받아 매핑 후, 목적에 따라 활용한다. SSP는 TDID를 Bid Request와 함께 내보낸다. DMP는 자사의 ID 대신 TDID를 활용해 데이터 세그먼트를 만든다.

- 나아가 어떤 파트너든지 TDID를 사용한다면 Adserver.org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를 통해 유입된 TDID와 매칭하여 기존 유저인지, 신규 유저인지 파악하여 활용할 수 있게 된다.

- 결과적으로 이니셔티브에 동참하는 모든 파트너가 adsrvr.org를 활용해 ID를 발급받고, TDID를 Primary ID로 사용해 모든 광고의 매칭률과 커버리지를 높이는 선순환을 기대한다.

- 마지막으로 TTD의 CEO Jeff Green이 구글 크롬/서드파티 발표에 대해 전망한 짧은 영상을 남긴다 (요약: 구글으 방향에 동의한다. 결과적으로 쿠키는 증발(?)하고 모바일의 ADID와 같은 디바이스 ID, 브라우저 ID를 통해 Cross-Device가 원활해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는 디바이스 제조사, 브라우저 제작사를 통해 사전에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지키되, 디지털 광고의 생태계는 더욱 효율적으로 진화할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p4GgwmAywVs 

 

 

 

 

 

출처 : https://brunch.co.kr/@junkwon/2